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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걸음이 힘들면 반걸음 만이라도...






리산을 떠나온지 몇일이 흘렀다..

아직도 난 지리산을 못벗어난걸까..

헤드랜턴으로 불밝히며 새벽 설산을 기어오르던 기억들..

새벽녘 적막한 대피소에서 홀로 깨어 있던 소중한 시간들..

내안으로 파고 들던 눈보라..

적막함...

바짝 굳어버린 식은밥덩어리를 꾸역꾸역 목구멍으로 넘기듯이

그렇게 앞으로 걸어갔다..

한걸음이 힘들면 반걸음씩이라도 난 걸어나가야만 했다..

난 어느새 무의식의 세계로 빠져들었고..

정신이 들었을땐 정상이었다..

주위엔 아무도 없었고 주위세상이 하얗게만 보였다..

단지 내게 말을 건네는것은 바람소리뿐....

내 주위를 맴도는 하얀 그림자... 언듯 언듯 들리는 듯한 속삭임...


" 이곳에 왔니?.."

"쎄... 나를 못살게 굴고싶어서 랄까.."
"난 나를 편한상태로 두면 안되거든.. 너무도 약해서 말야.. 포기도 잘하구.."

"의 말.. 이해하기 쉽지않은걸... ?"

"게 말하면 난 내 인생 팔리는거 싫거든.. 나의 속에서 행복을 열심히 일구어 나가고 싶어"

"그렇구나.. 그래.. 널 충분히 못살게 만들었니..?"

"... 아직 많이 부족해.. 하지만 도움이 많이 된것같아.."
"그리고 고마워.. 때마침 적당히 도 내려주고 말야.. 들긴 했지만 멋진 설경을 볼수 있었어"


"언제일지 모르지만 다음에 널 보게 된다면 넌 분명 한층더 행복해진 모습으로 변해 있을꺼야.."
"걸음 걸음.. 그러다 힘이들면 걸음만이라도 나아가야겠다는 생각 절대 잃지마..."
"그거면 너의 인생 쪽팔릴 일은 없을꺼야..알았지"
"그럼 잘가.. 다음에 꼭 다시 와야해... 녕.."



한참 뒤에야 뒤이어 올라온 누군가의 춥지않느냐는 말에 퍼뜩 정신이들었다...

바람소리가 더욱 거세져만 갔다...

환청이었을까..

산을 내려오면서 며칠간의 기억들을 더듬어 보았다..

종주를 한 3일간의 기억들이 아주 먼 옛날처럼 느껴진다...

난 누구와 얘기를 나눈걸까...

과연 그의 말대로 난 행복할 수 있을까..

하지만 지금 이순간 만큼은 그의 말을 믿고 싶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한걸음 한걸음 아니면 반걸음 일지라도 앞으로 걸어가는것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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