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온 시립미술관.. 아무런 정보도 없이 무작정 지나는 길에 들렸다.
텅 비어버린 미술관.. 작품이라고는 1층 안내 데스크옆에 백남준의 비디오아트 작품 하나..
나머지 공간들은 전시회 준비중 표지만이 입구에 붙인채로 길목을 가로막고 있었다..
그러다가 들린 미술관내 카페.. 내가 오늘 첫손님이 아닐까 싶을 정도의 적막감...
주문대 앞에 서서 내가 입을 뗀 후에야 점원은 나의 존재를 인식할수 있었다..
난 예정에 없던 커피를 마셨다..
커피 한잔값으로 이 카페전부를 전세내는 기분을 내볼 양으로 말이다...
도시의 삶이란게 내자신을 혼자 두기란 쉽지 않게 되버린 현실에서
언제부터인지 적막과 고요를 찾아 헤메게 되는것 같다..
사람들과 얼키고 설키고.. 혹은 부딧끼고..
좋든 나쁜든 사회 구성원으서의 존재감을 인식시키고.. 유지하며 살아가면서
때론 일상과의 완전한 분리를 위해 세상속에서 비어있는 한적한 방을 일부러 찾아다니는 것 같다.
어찌보면 세상안에서 비춰지는 내모습의 자기부정과 동시에 진실된 자아에 대한 직시의 갈증에서 비롯되는것 같다..
일상의 비어진 시간.. 일상이 비어진 공간이 필요했다..
칠레의 발파라이소의 어느 언덕배기에서 난 정신없던 남미여행중 유일한 빈틈을 만끽해었다.. 그리고 그언덕에는 이미 오래전부터 자리잡고 있었던듯한 이름모를 검둥개가 있었다. 맥주병을 끼고 등장한 낯선 이방인이었던 나.. 하지만 이녀석은 한번 힐끔거린후 아무말없이 꼬리만 한두번 살랑거리다가 다시금 잠에 빠져들었다.
'Old Mr Diary..'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망없지만 확신과 끌림.. (0) | 2012.11.21 |
---|---|
취향중독 (0) | 2012.11.15 |
생각의 부재 (0) | 2012.07.24 |
평생.. & 하루종일.. (0) | 2012.04.25 |
남미의 흔적들.. 그리고.. (0) | 2012.03.03 |